[SW명장 창업에 도전하다] "계약부터 고객관리까지 완벽 비대면 영업솔루션 `톱` 자신"
[디지털타임즈 안경애 기자]
"SW(소프트웨어)의 매력은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점은 창업도 비슷하죠. 꿈을 이루기 위해 개발자가 SW를 만든다면, 창업자는 비즈니스와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1일 오후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수찬 볼드코퍼레이션 대표(26·사진)는 SW 창업자가 천직인 듯 '도전 아우라'를 뿜어냈다.
20대 중반인 그는 작년 7월 두번째 창업에 뛰어들어 볼드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첫 창업 회사인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은 2018년 12월,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에 매각했다.
서울대 조경학과에 입학한 후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 하면서 창업의 세계에 눈을 뜬 그는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뛰어들어 부딪히며 배우겠다는 생각에 1학년을 마친 후 학업을 중단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과기정통부·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이 SW 개발을 제대로 배우게 된 게 절호의 기회였다.
안 대표는 "SW마에스트로가 좋았던 게 비전공자 출신도 신청 기회를 줬다는 점"이라면서 "SW를 본격적으로 배우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는데 운 좋게 선발됐고, 좋은 프로그램과 동료들 덕분에 재미있게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그는 실제 앱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3단계 서바이벌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최종 10인에 선정되며 SW마에스트로 인증까지 받았다.
안 대표는 "SW마에스트로 과정이 아니었다면 개발을 시작하지도, 창업하지도 못 했을 것"이라 면서 "공동창업자인 김민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난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SW마에스트로 전도사가 된 안 대표는 친동생인 안수빈 씨도 SW마에스트로 10기에 선발돼 형제가 같은 경험을 나눠가졌다.
1994년생으로, 포항제철고를 다니면서 수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포항공대 교수가 참여하는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수학에 SW를 활용하는 경험을 했다. 이를 통해 SW의 매력에 눈을 뜬 그는 서울대 입학 후 복수전공으로 컴퓨터공학에 입문했다.
안 대표는 "빨리 현장에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면서 대학 1학년을 마친 후 가장 잘 하는 곳을 찾아가 배우겠다는 결심을 하고 2년 과정인 NHN NEXT에 입학했다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싶어서 SW마에스트로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SW마에스트로에서는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딥러닝을 결합한 중고차 시세예측 서비스를 개발했다. SW마에스트로 최종 인증까지 받자 기업과 학교의 강연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안 대표는 "몇년간 밥 먹는 시간 외에는 개발만 하다 보니 실력이 알려진 것 같다"면서 "서울대를 비롯한 대학과 대기업의 강연 요청과 책 발간 의뢰가 잇따랐다"고 밝혔다.
2년 가까이 강의와 개발에 집중하던 그는 강의로 모은 돈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2017년 세운 첫 창업기업은 SNS 상에서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미디어 커머스 회사였다. 첫 회에 첫 제품이 수십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회사를 네이버 계열 스프링캠프에 매각해 성공적인 엑시트를 경험한 안 대표는 비대면 영업·판매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지털 파이프라인을 제공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볼드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안 대표는 "미국 세일즈포스가 B2B(기업간거래)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에 특화했다면, 우리는 전화권유 판매, 보험회사 등을 대상으로 비대면 영업에 특화된 SaaS(SW서비스) CRM을 제공한다"면서 "잠재고객과 영업 DB(데이터베이스) 확보, 전화나 문자 등을 활용한 실제 영업활동, 계약, 고객관리까지 전체 과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레고 블록처럼 갖추고 수요에 따라 조립해 쓰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3명은 작년 2월 회사 설립 후 9월까지 직접 콜센터 기업, 보험회사 등에서 일하면서 영업현장을 경험하고 시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파악했다. 경험을 토대로 9월부터 솔루션을 개발해 12월에 완성했다.
안 대표는 "3명이 경험 끝에 내린 결론은 비대면 영업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 단절이라는 점"이라면서 "e커머스 기업들만 해도 자사 사이트에 유입되는 고객의 전체 과정을 관찰해 서비스로 연결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술과 솔루션으로 구현해 콜센터, 챗봇, 간편결제, 광고분석 등을 아우르는 기술특허 10건을 출원했다. 클라우드 형태로 사용 가능한 SaaS를 내놓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안 대표는 "주로 아웃바운드 영업을 하는 콜센터 기업들이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면서 "작년 12월 서비스를 내놓자마자 흑자를 기록하고, 다양한 업종의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비대면 아웃바운드 영업 시장에 특화해 좁고 깊게 집중하겠다는 것. 올해 들어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면서 회사는 오히려 성장폭이 커졌다. 1년 만에 직원이 50명 규모로 늘고, 합정동 인근 3개 사무실을 쓰고 있다.안 대표는 "매출과 이익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데 이익의 대부분은 인력 확보와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우리만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확실한 특화시장을 확보하는 데 이어 일반 기업 대상 영업 최적화 지원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담대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회사명도 '볼드'로 정했다"는 안 대표는 "주관이 뚜렷하고 마음이 잘 맞는 구성원들과 행복하게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